2015년 4월 2일 목요일

이미테이션 게임. 평범하지 않았던 남자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본문의 특성상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중요 네타와 그에 대한 생각이 적나라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은 열람을 자제해주세요.
























 그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포스터, 예고편 등에 다양하게 명시되어 있다시피 24시간 내에 암호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암호를 해독해야 하는 임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플롯만 놓고 본다면 영화 페르마의 정리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정해진 시간 안에 제시된 문제를 해결하라는 인상이 강했기 때문이겠지요.
 다만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24시간은 독일의 무전 암호 체계인 '이니그마'에 대한 이야기였고, 이 기계의 암호화 배열이 24시간 마다 바뀐다는 의미였기 때문에 사실 24시간이라는 시간 자체에 얽매이진 않습니다. 24시간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24시간이 시작되는거죠.

 영화의 시작은 나를 찾아줘, 메멘토 등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과거를 회상하는 것인지, 아직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인지. 그에 대한 언급을 지양하고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하죠. 하지만 위에 언급한 두 영화와 같이 이 장치는 커다란 반전이 되어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만약 영화를 안보고 지금 이 글을 읽는 분이 있으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의미없이 보내기 쉬운 첫 장면에 집중 할 수 있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 영화의 주인공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 역)은 천재입니다. 네. 천재지요. 다만 세상엔 정말 다양한 천재가 있고, 이들중 다수는 나름대로 사교적인 성격 또한 같이 가지고 있어 세상에 자신의 뜻을 제대로 떨치는 인물들이며, 이에 속하지 않는 상대적 소수의 천재들은 정말 그 뛰어난 머리 하나만으로 자신의 뜻을 세상에 떨치곤 하죠. 앨런은 후자입니다. 수학과 퍼즐에 대한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지요.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이런 이야기를 좀 더 해서 네타에 대한 본질을 흐트리고자 하는 것이므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이 이야기도 종합해서 화제로 만들게요.

 이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볼까 합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요. 음.

 우선 영화의 기본 전제인 에니그마 해독 팀의 결성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것 같습니다. 앨런 튜링과 다른 동료들까지 모여서 영국군에 차출됩니다. 물론 각지에서 모인 암호 해독, 각 언어의 전문가들이지요. 하지만 앨런은 에니그마를 해독할 기계를 만든다고 하며 다른 팀원들과의 불화를 일으키고(당연하다면 당연한 문제인게 팀원들은 이미 나온 암호를 해독하고자 했고 앨런은 그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으며 왜 헛된 일인지에 대해 설명도 하지 않는 주제에 너희는 틀렸다고 비웃기만 하며 자기 할 일만 하면서 사교적인 모습조차 전혀 보여주지 않습니다. 만약 이런 친구가 주변에 있었으면 한대 갈겼을 것 같네요.) 이 불화는 결국 팀 내에서 그가 배척되게 만듭니다.

 물론 우리의 주인공님은 이 작전의 총 책임자를 무시하고 다우닝 10번가에 있는 그분께 마음의 편지를 보내고, 팀의 장을 맡는 기염을 토합니다. 오오 주인공님. 오오. 실제로 이런 인간이 팀에 있으면 얼마나 잣같은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

 뭐가 어찌됐든 이렇게 암호를 해독하는 기계의 제작에 착수하고 완성은 되었으나 이 기계가 대체 어떤 것을 찾아야 할지를 알지 못해 작동을 안하고 뭐시기뭐시기살라무네으아

 제가 감상문을 쓰는건지 리뷰를 쓰는건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중요 대목으로 바로 넘기겠습니다.

 어찌저찌 해서 갖은 시련도 이겨내고 팀원과의 불화도 씻어내고 에니그마를 해독할 기계 크리스토퍼를 만드는데 성공한 앨런 튜링. 이 기계만 있으면 이제 독일군의 모든 작전 정보를 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과 메세지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사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영화인 만큼 이 암호를 해독 못할거라 생각한 관객은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그랬으면 영화로 만들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니와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겠지요. 그대로 독일군에게 이기고 모두 행복하게 되었습니다! 전개는 킹스맨에나 나오는 전개에요. 그건 픽션이고 이건 현실이고요. 킹스맨 까는게 아니에요 킹스맨 짱짱맨! 팬 여러분 봐줘요!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에니그마의 패턴을 알았으니 이제 모든 무전 도청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만 갑자기 모든 정보가 알려져서 비밀 작전에도 들키게 된다면 독일군이 어쩌겠습니까. 에니그마의 패턴을 바꾸겠지요. 그렇다면 이 패턴이 알려졌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알지 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네. 의심받지 않을 정도로 공격하고, 의심받지 않을 정도로 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까도 언급 드렸지만 이건 현실입니다. 게임이 아니죠. 전쟁에서 당한다는건 살아있는 사람이 죽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공격할 타이밍과 당할 타이밍을 이 팀원들이 계산하게 되죠.

 자 이제 다시 영화 초반으로 넘어옵니다. 영화 첫 장면에 나왔던 장면은 전쟁이 끝난 현재였던 것이지요.

 동성애가 금지되어 있던 시기라 앨런 튜링은 불법 동성 성매매로 잡혀오게 됩니다. 뭐 이래저래 영화에서 연관성이 있긴 한데 어쨌든 한 형사가 전쟁중에 진짜 무슨 일을 했냐고 묻고, 이야기 해준 것이지요.





 그 대화를 생각나는대로 정리하자면 이렇게 이어집니다.

 형사 : 기계는 생각을 합니까?
 앨런 : 제 논문을 읽어 보셨나 보군요.
 형사 :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지요?
 앨런 : 불법 성매매로 잡혀왔는데 형사가 질문하는게 기계가 생각을 하느냐는 말인데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들지요.
 형사 :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기계는 생각을 합니까?
 앨런 : 평범한 사람들은 아니라고 하겠지요.
 형사 : 당신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지 않습니까.
 앨런 : 후... 사람처럼 생각을 한다는 것을 생각한다고 표현한다면 기계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계 나름의 방식으로 생각을 하겠지요.
 형사 : 그렇다면 기계와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앨런 : 게임이 있습니다. 이미테이션 게임이라고 하는데, 기계와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이지요.
 형사 : 어떻게 하는 것이지요?
 앨런 : 간단합니다. 심판이 있고, 질문을 하는거죠. 자 물어보세요.
 형사 : 전쟁때 무엇을 했습니까.
 앨런 : 라디오 공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형사 : 전쟁때 진짜 무엇을 했습니까.

 라고 하면서 크리스토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이지요.

 다시 본문으로 넘어와서.

 앨런 : 제 이야기는 끝입니다. 자 형사님께 묻겠습니다. 저는 인간입니까? 기계입니까? 전쟁 영웅입니까? 범죄자 입니까?
 형사 : 저는... 잘 모르겠군요.
 앨런 : 그렇습니까... 결국 당신도... 모른다고 하는군요.

 라고 말하며 영화의 후반부가 이어지고 결국 앨런의 자살로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됩니다.

 물론 전개상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 있으며, 그녀(포스터에 나온 사람입니다.)의 이야기 또한 커다란 비중을 차지 합니다만 굳이 이 글에서 언급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건 영화를 본 사람들의 특권이며,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의 예의라고 대놓고 내용 다 까발린 제 입장에서 내놓는 가증스러운 한마디를 덧붙이고 싶네요.





 이 글을 슬슬 마무리 지을 때가 된것 같습니다.

 영화를 안보고 이 글을 읽은 분, 영화를 본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Q.당신이 생각한 앨런 튜링은 인간입니까 기계입니까.

 저는 모르겠습니다.

 이제 영화를 본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Q.앨런 튜링은 정말 호모섹슈얼(동성애자) 였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그려진 앨런은 바이섹슈얼(양성애자)라고 봅니다. 사랑에 대해 깨닫지 못했으며 과거에 사로잡혀 있어서.

 Q.앨런 튜링을 죽인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자살이긴 하지만 영화에서 조명하고 있는 앨런 튜링의 죽음은 과연 어떤 심경의 변화를 가져 온걸까요. 저는 '그녀'와의 대화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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